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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류재윤 교수팀, 산소와 전기로 플라스틱 원료 합성 효율 높이는 '국소 pH 제어' 기술 개발

노형석 기자
작성일 2026-09-30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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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 류재윤 교수 연구팀이 산소와 전기를 이용한 유기 화합물 합성의 효율과 선택성을 높이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화학 반응의 성패를 가르는 '숨은 변수'인 전극 주변의 산성도, 즉 '국소 pH'를 제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은 과산화물 산화제를 별도로 첨가하지 않고도 플라스틱 및 정밀화학 소재의 원료인 락톤과 에폭사이드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전극 간격과 전해액의 흐름을 조절하는 반응기 설계를 통해 목표 생성물의 선택성을 기존 약 16%에서 97%까지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이번 연구에서 다룬 락톤과 에폭사이드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폴리우레탄, 접착제, 코팅재, 전자소재용 에폭시 수지 등의 원료로 사용되며, 의약품 및 정밀화학 제품의 중간체로도 폭넓게 활용된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는 보다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화학 공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ACS)가 발간하는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JACS)’에 게재되었다.

유기 전기합성은 전기를 이용해 유기 화합물을 만드는 기술로, 기존 화학 합성에서 사용되는 산화제나 환원제의 사용을 줄일 수 있어 지속가능한 화학 공정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주로 용액 전체에 적용되는 조건 최적화에 집중해 왔으며, 실제 반응이 일어나는 전극 주변의 미세한 환경은 상대적으로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전극에서 수소이온이 생성되거나 소모되는 속도가 용액 내 이동 속도보다 빠를 때 발생하는 국소 pH 변화가 합성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러한 국소 pH 변화는 반응에 필요한 활성 산소종의 생성, 유기 분자의 반응성, 생성물의 안정성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10년 이후 발표된 관련 논문 600편 이상을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의 약 89%에서 적어도 한쪽 전극의 반응에 수소이온의 이동이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나, 국소 pH 변화가 유기 전기합성 전반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변수임을 시사했다.

실제 전기화학적 측정 결과, 용액 전체가 중성 조건에서도 음극 주변은 약 pH 11의 염기성, 양극 주변은 약 pH 2.5의 산성을 띠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러한 극단적인 국소 환경은 활성 산소종 공급 감소, 출발 물질의 화학적 형태 변화, 생성물 분해 촉진 등을 야기할 수 있다.

연구팀은 대표 반응으로 ‘바이어-빌리거 산화’를 활용하여, 과산화산 등 반응성이 큰 산화제를 외부에서 첨가하는 대신 산소 기체를 전극에서 활성화해 유기 분자에 산소 원자를 전달하는 전기화학적 반응 경로를 확립했다. 동위원소 추적 실험을 통해 생성물에 삽입된 산소 원자가 산소 기체에서 유래함을 확인했다.

또한, 음극에서 생성된 활성 산소종이 산소 전달 반응을 시작하고, 양극에서 과산화수소가 다시 활성 산소종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규명했으며, 이 과정이 국소 pH에 민감하게 반응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전기화학적 측정을 결합하여 국소 pH 변화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극 사이 간격을 좁히고 전해액이 전극 사이를 흐르도록 반응기를 설계했다. 이를 통해 극단적인 pH 편차를 줄이는 원리를 적용했다.

그 결과, 국소 pH 편차를 완화하지 않은 조건과 비교했을 때 목표 생성물의 선택성은 약 16%에서 97%로 높아졌으며, 단위 시간당 생성량은 전해액의 흐름 속도를 높일수록 꾸준히 증가했다. 전극 사이 간격을 좁혔을 때도 생성 속도가 약 2.2배 증가했다. 특히 용액을 흐르게 하지 않으면 목표 생성물이 거의 얻어지지 않아, 반응의 성패가 국소적인 반응 환경에 크게 좌우됨을 보여주었다.

연구팀은 이 조건에서 18종의 케톤 화합물로부터 락톤을 합성했으며, 대표 생성물인 ε-카프로락톤은 82%의 수율로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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