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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세계유산위원회, 한국의 문화외교 리더십 발휘하는 역사적 장

노형석 기자
작성일 2026-05-2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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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대한민국 부산에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orld Heritage Committee)가 개최된다. 이는 1988년 세계유산협약 가입 이후 38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행사로, 단순한 국제회의를 넘어 한국이 문화외교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드높이는 역사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세계유산협약은 1972년 제정되어 현재 196개국이 서명한 국제법으로, 인류의 소중한 유산을 특정 국가의 책임으로만 두지 않고 국제사회가 협력하여 보호하자는 전 지구적 약속이다. 유네스코 헌장 전문에 명시된 '전쟁은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되므로 평화의 방벽을 세워야 할 곳도 인간의 마음'이라는 정신에 기반하여,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를 지닌 인류 공동의 산물을 세계유산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이번 세계유산위원회는 바로 이 협약의 이행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의 장이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우리 유산을 지켜내야 했던 아픈 과거를 딛고, 이제는 전 세계 유산 보호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핵심 국가로 발돋움했음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이번 위원회 개최는 깊은 의미를 지닌다. 이는 백범 김구 선생이 역설했던 '높은 문화의 힘'이 오늘날 대한민국이 서 있는 국제무대에서 실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던 수혜국에서 세계유산기금 등에 적극 기여하는 공여국으로 거듭난 대한민국의 높아진 국격을 증명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가 '김구 탄생 150주년'이고 유네스코 기념해로 지정된 것을 고려하면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번 행사는 문화외교의 지평을 넓히는 한편, 축구장 2배 넓이 규모의 대한민국관(K-Heritage House)을 조성하여 K-헤리티지와 K-컬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국민과 세계인이 함께하는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부산 선언(Busan Declaration)' 채택이다. '부산 선언'은 무력충돌, 기후변화, AI와 같은 디지털 전환 등 국제사회가 직면한 복합 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세계유산의 전략 목표인 '5C'에 '협력(Collaboration)'을 더한 '6C'를 제안한다. 이는 기존의 단순 경쟁을 넘어, 공동의 목표와 미래를 위한 연대를 이끄는 선도국으로서의 품격을 보여주는 실체적 성과가 될 것이다.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개최는 대한민국이 마주한 새로운 도전과 책임의 시작점이다. 과거 재화 중심의 '문화재' 체제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 보호와 활용을 아우르는 '국가유산' 체제로의 전환을 알리는 국가유산기본법 시행과 같이, 새로운 유산 패러다임과 시대정신에 발맞춰 세계유산을 통한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혁신이 필요하다. 국가유산청은 관계부처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국가유산을 통한 국민행복과 세계유산을 통한 인류 공동의 번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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