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축구단 방남, 남북 교류 재개의 희망을 쏘다
노형석 기자
작성일 2026-05-2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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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 교류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63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남북 체육회담을 시작으로,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 여자 단일팀이 중국을 꺾고 우승하며 감동을 선사했다. 당시 한반도기가 게양되고 '아리랑'이 울려 퍼지던 장면은 영화 '코리아'로 제작될 만큼 깊은 울림을 주었다. 한반도기와 아리랑은 남북이 오랜 논의 끝에 합의한 결과물로, 이념이나 색깔론으로 치부하기보다는 냉전 시대부터 이어진 상호 소통의 산물임을 기억해야 한다.
남북 단일팀 구성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하키를 비롯해 총 13차례 성사되었으며,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의 최초 공동 입장은 평화를 향한 올림픽 정신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이후 총 12차례의 공동 입장이 이어졌다.
이번에 참가하는 '내고향여자축구단'은 2012년 창단된 평양 연고의 기업형 축구단으로, 선수 대부분이 연령별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국가대표급 실력을 갖추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최하는 이번 대회에서 북한 팀은 준결승에 진출했으며, 한국의 수원FC 위민과 경기를 치렀다.
북한이 '두 국가론'을 주장하면서도 이번 여자축구단 방문을 허가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2021년 월드컵 예선 불참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북한 여자 축구가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국제 무대에서의 입지를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정은 위원장의 '국익에 준한 냉정한 계산과 철저한 대응' 선언은 이처럼 실질적인 이익이 있을 경우 교류가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북 체육 교류는 과거와 달라진 위상에 맞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호칭 문제다. 이번 대회는 클럽 대항전이므로 '내고향여자축구단'으로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 다만, 국제 무대에서는 정식 국호를 사용하는 관행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응원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정치적, 종교적 메시지 경기장 내 표현 금지' 규정을 준수하며 차분하게 진행해야 한다. 한반도기 사용 역시 북한의 입장과 FIFA 규정을 고려하여 자제할 필요가 있다. 셋째, 신변 보호다. 시위나 집단행동을 자제하고, 북한 선수단과 관계자들의 안전과 편의를 보장하여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은 국제 사회에서 성숙한 시민 의식과 대회 운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이는 북한 선수단에게도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 축구 경기가 별 탈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북한의 참여는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 체육 경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고 인기를 더할 것이다. 여건이 조성된다면 우리 선수단 역시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 체육 경기에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남북 관계가 어떠한 명칭으로 불리든, 적대감을 완화하려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남북 관계의 실질적인 내용이 미래 관계 설정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번 만남이 남북 간 교류를 다시 시작하고 더욱 확대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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