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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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미션 기자 작성일23-11-14 08:10본문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대표총회장 장종현 목사가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 차기 대표회장에 추천됐다.
지난해 한교총은 대표회장 선출을 앞두고 내홍을 겪었다. 내부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 보였으나 외부에서 볼 때는 장종현 목사가 대표회장이 되어야 하는 시점에 갑자기 장종현 목사가 배제되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졌기 때문이었다. 특별한 이유 없이 대표회장 후보에서 배제된 장종현 목사는 1년 간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대표회장에 추천됐다.
물론 연합기관의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서 예상과는 다르게 돌아가는 모습에 대해 굳이 지절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불법 선거에 대해 아픔을 겪은 이들이 건강한 연합단체를 만들기 위해 탄생한 곳이 한교총이기 때문에 한교총은 대표회장 선출과 관련해서 잡음이 일어나서는 안되는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다만 한교총 뿐 아니라 현재 한국교회 연합기관들의 대표회장 선출에는 여전히 의문이 있다.
과거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가 한국교회의 보수교단들과 함께 운동성 있는 보수를 지향하며 한국교회 연합운동을 주도했을 당시에는 대표회장 선거가 조금 과열되었어도 큰 논란이 되지 않았다. 그만큼의 대표회장에게 책임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대표회장은 권력의 자리가 되면서 한국교회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자리처럼 인식되기 시작했다. 당연히 금권선거는 물론이고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정치적 요소가 관여되는 등 처음과는 전혀 다른 자리로 변질되고 말았다.
결국 한국교회의 최대 병폐 중 하나인 ‘자리 싸움’의 자리가 되어 버리면서 한기총의 분열로 인해 한국교회연합, 한교총 등이 생겨나는 아픔의 역사가 만들어졌다.
한기총의 분열시점에서부터 지금까지 연합기관을 하나로 만들자는 이야기는 끊임없이 나오고 있고 몇 번의 선언도 있었지만 아무런 성과도 없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국교회가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이제는 ‘자리싸움’의 역사를 뒤로하고 ‘내려놓음’의 역사를 시작해야 한다. ‘대형교단’, ‘대형교회’라는 명분에서 벗어나 한국교회가 하나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가 없다면 연합기관이 하나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대표회장 한명의 자리가 아니라 연합기관에 관련되어 있는 모든 이들이 자신의 자리 지키는 것보다 한국교회의 하나됨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제 12월, 그리고 내년 초가 되면 각기의 연합단체장이 바뀌게 된다. 이제야 말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기억하고 남은 2달 여 시간을 어떻게 내려놓고, 어떻게 하나될 것인지 깊은 통찰이 필요할 것이라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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