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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의 외침, 광장의 함성: 역사의 분수령에 선 한국교회

월드미션신문 기자
작성일 2026-06-2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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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녹음이 짙어가는 길목에서 한국교회의 시계는 유난히 숨 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6.25 전쟁의 비극을 되새기는 구국기도회의 간절한 부르짖음이 전국 각지에서 울려 퍼지는가 하면, 세속적 가치관의 도전을 막아서는 거룩한 방파제의 함성이 도심의 광장을 가득 메웠다. 교단과 연합기관들은 저마다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고 미래 비전을 모색하는 세미나를 개최하며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이 일련의 움직임들은 흩어진 파편이 아니라, 시대적 소명을 앞에 둔 한국교회의 고뇌와 응답을 보여주는 하나의 거대한 서사이다.

교회는 본질적으로 광야와 광장, 두 공간에 동시에 발을 딛고 서 있는 존재다. 광야가 하나님과의 깊은 영적 교제를 통해 내면의 힘을 기르는 기도의 골방이라면, 광장은 그 힘을 가지고 세상 속으로 나아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삶의 현장이다. 최근 한국장로회총연합회,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 등 여러 단체가 주최한 6.25 상기 기도회는 바로 이 ‘광야의 영성’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동족상잔의 비극 앞에서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 민족의 죄를 통회하고, 이 땅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 무릎 꿇는 모습은 교회가 지켜야 할 가장 근원적인 정체성이다. 다니엘이 바벨론의 포로 생활 속에서도 예루살렘을 향해 창을 열고 기도했던 것처럼, 국가적 위기 앞에서 가장 먼저 기도의 창을 여는 것이야말로 교회의 본분이다.

이러한 광야의 외침은 필연적으로 광장의 함성으로 이어진다. 수만 명의 성도들이 서울시의회 앞에 모여 생명과 가정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인 것은, 골방의 기도가 어떻게 시대의 한복판에서 예언자적 외침으로 발현되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다. 그러나 이 거룩한 함성이 공허한 메아리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내실을 다지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민족복음화운동본부와 예장통합 총회경목협의회 등이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고, 백석총회가 미자립교회의 부흥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며, 국제독립교회연합회가 신학적 정체성을 공고히 하려는 시도들은 모두 광장의 동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내적 다지기라 할 수 있다.

역사는 우리에게 기도와 실천이 결합될 때 얼마나 위대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증언한다. 18세기 말 영국, 윌리엄 윌버포스와 그의 동지들인 ‘클래펌 공동체’는 바로 그 증인들이다. 그들은 매일 새벽 경건의 시간을 가지며 뜨겁게 기도하는 ‘광야의 사람들’이었지만, 동시에 의회로 달려가 노예무역 폐지를 위해 수십 년간 끈질기게 싸운 ‘광장의 투사들’이었다. 그들의 깊은 신앙은 당대의 가장 추악한 죄악에 맞서는 불굴의 용기로 이어졌고, 마침내 인류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위업을 달성했다. 기도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신앙은 무기력하고, 기도 없이 행동만 앞세우는 열심은 길을 잃기 마련이다.

한국교회는 지금 역사의 중대한 분수령 위에 서 있다. 안보의 위기와 이념의 갈등, 그리고 거센 세속주의의 파도 앞에서 우리가 붙들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광야의 깊은 기도와 광장의 용기 있는 외침, 그리고 끊임없이 자신을 개혁하며 내실을 다지는 겸손한 자기 성찰이다. 모든 지혜와 권능이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말미암음을 고백했던 다니엘의 기도가 오늘 우리의 기도가 되어야 한다.

“다니엘이 말하여 이르되 영원부터 영원까지 하나님의 이름을 찬송할 것은 지혜와 능력이 그에게 있음이로다 그는 때와 계절을 바꾸시며 왕들을 폐하시고 왕들을 세우시며 지혜자에게 지혜를 주시고 총명한 자에게 지식을 주시는도다 그는 깊고 은밀한 일을 나타내시고 어두운 데에 있는 것을 아시며 또 빛이 그와 함께 있도다 나의 조상들의 하나님이여 주께서 이제 내게 지혜와 능력을 주시고 우리가 주께 구한 것을 내게 알게 하셨사오니 내가 주께 감사하고 주를 찬양하나이다 곧 주께서 왕의 그 일을 내게 보이셨나이다 하니라” (다니엘 2:20-23)

이 고백 위에 굳건히 서서, 광야의 영성과 광장의 실천력을 겸비한 균형 잡힌 신앙으로 시대를 밝히는 파수꾼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해 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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