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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의 강을 건너는 파수꾼의 사명

월드미션신문 기자
작성일 2026-06-2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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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하늘 아래, 우리는 다시 한번 76년 전의 포성을 기억한다. 시간은 모든 것을 풍화시키고 기억은 빛바랜 흑백사진처럼 희미해지기 마련이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역사가 있다. 한국교회연합이 6.25 전쟁 76주년을 맞아 발표한 ‘기억하고, 기록하고, 책임을 다하겠다’는 다짐은, 망각의 강을 건너 역사의 진실을 다음 세대에 전해야 할 한국 교회의 거룩한 사명을 일깨우는 우렁찬 나팔소리와 같다.

기억은 단순히 과거의 사실을 회상하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현재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미래의 방향을 결정하는 능동적인 결단이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페르시아 대군에 맞서 스파르타의 정예병 300명이 장렬히 전사한 테르모필레 전투를 기록하며, 그들의 묘비에 새겨진 글귀를 후세에 전했다. ‘오, 나그네여, 가서 스파르타인들에게 전해주오. 우리가 그들의 명을 받들어 이곳에 누웠노라고.’ 이 짧은 비문은 패배한 전투의 기록을 넘어,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억하고 그들이 지키려 했던 자유의 가치를 계승하라는 후손들을 향한 엄중한 명령이 되었다. 이처럼 진정한 기억은 죽은 역사를 박제하는 것이 아니라, 희생의 의미를 오늘의 삶 속에서 되살려내는 책임의 시작이다.

6.25 전쟁의 폐허 위에서 대한민국이 누리는 오늘의 자유와 번영은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기적적인 도우심과 더불어, 이름도 빛도 없이 스러져간 수많은 호국영령들의 피와 땀으로 값주고 산 고귀한 유산이다. 공산주의라는 거대한 신념 체계가 인간의 자유와 존엄, 그리고 신앙을 말살하려 했던 영적 전쟁의 최전선에서, 한국 교회와 성도들은 나라의 운명을 걸고 기도하며 싸웠다. 따라서 한국 교회가 6.25를 기억한다는 것은, 단순히 반공 이데올로기를 되새김질하는 것을 넘어, 하나님께서 이 땅에 허락하신 신앙의 자유, 양심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고 이를 지켜낼 영적 파수꾼의 책임을 통감하는 일이다.

성경은 기억의 중요성을 반복해서 강조한다. 이스라엘 백성이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갔을 때, 하나님은 여호수아에게 명하여 강바닥에서 열두 개의 돌을 가져다 기념비를 세우게 하셨다. 그 이유에 대해 성경은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후일에 너희의 자손들이 그들의 아버지에게 묻기를 이 돌들은 무슨 뜻이니이까 하거든 너희는 너희의 자손들에게 알게 하여 이르기를 이스라엘이 마른 땅을 밟고 이 요단을 건넜음이라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요단 물을 너희 앞에서 마르게 하사 너희를 건너게 하신 것이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 앞에 홍해를 말리시고 우리를 건너게 하심과 같았나니 이는 땅의 모든 백성에게 여호와의 손이 강하신 것을 알게 하며 너희가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항상 경외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라” (여호수아 4:21-24)

이 기념석처럼, 한국 교회는 6.25 전쟁의 진실을 정확히 ‘기록’하고, 다음 세대에게 그 의미를 올바르게 가르쳐야 할 책임을 부여받았다. 전쟁의 참상과 희생의 가치를 가르치는 일은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기 위함이 아니다. 오히려 역사의 교훈을 통해 다시는 이 땅에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고, 진정한 평화를 이루기 위한 거룩한 책무이다. 자유가 공기처럼 주어지는 것이라 믿는 세대에게, 그 자유를 지키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렀는지 보여주는 살아있는 기념비가 되어야 한다.

이제 한국 교회는 수동적인 기억을 넘어 능동적인 책임의 자리로 나아가야 한다. 자유민주주의와 신앙의 자유라는 가치를 굳건히 수호하며, 북녘 땅의 동포들을 억압의 사슬에서 해방시키고 복음적 평화통일을 이루는 그날까지 기도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76년 전 이 땅을 지켜낸 믿음의 선배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진실을 기억하고, 역사를 기록하며, 미래를 향한 책임을 다하는 것만이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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