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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위에서 확인한 연합, 이제는 세상 속으로

월드미션신문 기자
작성일 2026-06-07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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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의 햇살 아래 녹색 잔디를 가르며 목회자들이 땀 흘려 뛰는 모습은 그 자체로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한국교회총연합이 주최한 ‘2026 한국교회 교단대항 목회자 축구대회’는 분열과 갈등의 소식이 난무하는 시대에 한국 교회가 여전히 ‘하나 됨’을 향한 뜨거운 열망을 품고 있음을 보여주는 소중한 장면이었다.

물론, 교단과 신학의 벽을 넘어 한 팀으로 뛰고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그러나 우리는 이 연합의 정신이 단지 친목 도모의 장이나 일회성 행사의 구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진정한 연합은 감정적 교류를 넘어, 그리스도라는 동일한 머리를 둔 한 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공동의 사명을 향해 나아가는 데 그 본질이 있다.

20세기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 C.S. 루이스는 그의 저서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에서 기독교의 여러 교파들을 ‘각각의 방’으로, 그리고 모든 교파가 공유하는 핵심적인 신앙을 ‘복도가 있는 큰 저택’으로 비유했다. 사람들은 복도에서 식사를 하거나 잠을 잘 수는 없으며, 반드시 어느 한 방에 속해야 한다. 하지만 그 방들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복도를 거쳐야만 한다. 또한, 복도에서 다른 방에 사는 이들을 만나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교제할 수 있다. 이번 축구대회는 바로 이 ‘복도’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서로 다른 ‘방’에 속한 목회자들이 잠시나마 복도로 나와 함께 숨 쉬고 뛰놀며, 우리가 같은 주인을 섬기는 한 가족임을 체감하는 귀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까지나 복도에만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이 복도에서의 만남은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 신앙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나아가 모든 방의 주인 되시는 그리스도의 뜻을 세상에 드러내기 위한 동력을 얻는 과정이어야 한다. 사도 바울은 에베소 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 성령이 주신 연합을 어떻게 지켜나가야 할지 간절히 권면했다.

“그러므로 주 안에서 갇힌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가 부르심을 받은 일에 합당하게 행하여 모든 겸손과 온유로 하고 오래 참음으로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하고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 (에베소서 4:1-3)

바울의 권면처럼, 연합은 우리가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성령이 이미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는’ 것이다. 겸손과 온유, 오래 참음과 사랑의 실천을 통해 그 평안의 띠를 단단히 붙드는 것이다. 축구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선수들이 각자의 역할을 감당하며 하나의 목표를 향해 유기적으로 움직이듯, 한국 교회 역시 그리스도의 복음 전파와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라는 대의 아래 각자의 은사와 직임을 존중하며 협력해야 한다.

이번 대회를 통해 확인한 연합의 열기가 경기장 안에만 머물지 않기를 소망한다. 잔디 위에서 함께 흘린 땀방울이 한국 사회의 아픔을 치유하고 분열된 세상을 향한 화해의 메시지를 선포하는 동력이 되어야 한다. 축구공을 향해 달리던 그 열정으로 영혼 구원을 향해 달려가고, 상대 팀의 골문을 두드리던 그 치열함으로 세상의 불의와 죄악에 맞서는 영적 전투에 나서는 한국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그라운드의 연합이 이제는 삶의 자리와 세상 속에서 더욱 견고하고 위대한 연합으로 승화되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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