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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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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미션 기자 작성일22-12-2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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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미성년자가 면허를 따기 전 운전이 서투른데도 아버지 차를 몰고 나가 남의 집 차고 문을 부수는 사고를 냈다고 가정해 보자. 주인이 뛰어 나오고 난리가 날 것이다. 이럴 때에 그 주인이 어떻게 해야 잘 처리하는 것인가? 여러분이 그 집 주인이라면 어떻게 할 것 같은가? 

갑자기 쿵하는 소리와 함께 차고 문이 박살이 나서 뛰쳐나온 집 주인이 곧 모든 정황을 파악했다. 그런데도 아이에게 아무 야단을 치지 않고 경찰과 부모에게도 연락하지 않는다. 너 어디에 사는 누구 자식이냐고 따지지도 않는다. 눈 한번 부라리지도 않고 상을 찡그리지 않는다. 

대신에 “너도 너무 놀랐지? 혹시 어디 다친 데는 없니? 정신 좀 차리게 집 안으로 들어가 좀 쉬자.”라고 하면서 소파에 앉히고 쥬스를 갖다 준다. 당연히 야단을 맞으리라 기대했던 아이는 어리둥절해지기 시작한다. 주인이 또 “아무 걱정 하지마. 내가 모든 것을 책임질게.  차고 부서진 것도 내 보험에서 처리하고 만약 카버가 안 되면 내가 알아서 고칠 테니 염려 안 해도 돼”라고 하니 더 당황스럽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차도 그 상태로 갖고 가면 아버지한테 야단맞을 것이니까 내가 고쳐 줄게. 쥬스 한 잔 하고 정신 차리면 바로 수리점부터 연락하도록 하자.” 

처음부터 끝까지 그 일로 꾸중 한 번 하지 않고, 오히려 시간을 내어서 다 고쳐주고, 그 모든 비용까지 다 부담해준다. 그리고는 “나에게도 너 만한 아들이 있으니 언제든 다시 놀러와. 그리고 이번 일을 거울삼아 앞으로는 괜히 섣부른 행동을 하지 마라. 혹시라도 부모나 친구에게도 말 못할 고민이 있으면 언제든 찾아와서 의논해도 돼”라고 위로하면서 친절하게도 집에까지 데려다 준다. 

이쯤에서 사고를 낸 그 미성년자의 입장을 한 번 생각해보자. 처음에는 얼떨결에 그 주인이 시키는 대로만 따라 했다. 속으로는 조금 불안했을 수도 있다. 이러다 나중에 진짜 경찰, 학교, 부모에게 통보하고 엄청나게 보상을 요구는 것은 아닐까 싶다. 전화만 와도 괜히 그 사람에게서 오는 것이 아닌지 불안할 것이다. 그러나 정말 아무 보상을 요구하지 않고 학교나, 부모나, 경찰에서 아무 일 없이 넘어갔다. 

사고 난 얼마 후에 살짝 그 집 앞에 가보았더니 차고는 정말 말짱하게 고쳐져 있다. 또 우연히 주인을 마주쳤는데 여전히 친절하게 대해주며 공부 잘하고 있는지 다시 그런 사고를 안치는지 오히려 더 염려하고 위로 해 준다. 정말 저분의 용서가 사랑에서 우러난 진심이었구나라고 확신하게 된다.    

그래서 오히려 자신이 그 사람을 의심하고 불안해했던 것이 더 죄송하고 미안해진다. 도저히 은혜를 원수로 갚은 것 같은 죄책감에 견딜 수 없다. 하루는 용기를 내어 찾아가 그간의 고뇌를 털어놓고 다시 진정한 용서를 빈다. 사고 났을 때는 얼떨결에 미안하고 불안한 마음에서 사과를 하는 둥 마는  했지만 이번에는 진정으로 사과한다. 

나아가 그렇게 해 준 덕택에 운전면허도 정상적으로 땄고, 주위 사람들 모두 내가 그런 엄청난 사고를 낸 전과자라는 것을 모르고 모범생으로 대해주었으며, 정상적으로 학업을 마치고 좋은 대학으로 진학하게 되어 진정으로 감사하게 된다. 잘못을 범한 그 본인이 진정으로 바뀐 것이다. 

하나님의 완전한 사랑, 절대적 사랑, 무조건적 사랑, 무한한 사랑 없이는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 사랑의 방법이 아니고는 사고를 낸 그 미성년자의 인생이 손상되지 않으면서 사고 이전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길은 전혀 없다. 원죄로 타락한 인간이 하나님이 당신의 형상대로 만드신 그 첫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길도 십자가 밖에 없다. 이런 의를 의롭지 않다고 불평한다는 것 자체가 바로 인간이 의롭지 않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예수님의 십자가만이 인간이 참 인간다워지며 동시에 세상도 공평해지는 유일한 길이다.

최성균 목사(동백지구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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