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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학자들에게 보내는 서한: 복음주의 신학자의 시각으로 본 '기독교적 계몽'

노형석 기자
작성일 2026-06-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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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사진
레오나르도 데 키리코 (복음주의 신학자)

로마 가톨릭 신학자는 아니지만, 안토니오 스타글리아노 몬시뇰의 '가톨릭 신학자들에게 보내는 서한(2026)'을 흥미롭게 읽었다. 스타글리아노 몬시뇰은 교황청 신학 아카데미(PATH)의 총장으로, 신앙과 이성 간의 대화를 증진하고 교황의 지시에 따라 기독교 교리를 심화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팝-크리스톨로지', '무릎 꿇은 신학' 등의 도발적인 제목의 책을 저술했으며, 칸트, 하이데거, 회델린 등과 양자물리학, 인공지능(AI)의 최전선에 대한 언급을 자주 활용하는 탁월한 연설가로 알려져 있다.

과거 시칠리아 노토의 주교로 재임 당시, 그는 설교에 팝 문화(노래, 영화 등)를 접목하며 '팝 신학'을 주창하여 주목받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스타글리아노 몬시뇰은 제도적 직책에도 불구하고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사고를 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이번 서한에서 그는 최근 저서에서 광범위하게 다룬 내용을 요약하며, '계몽의 메타버스'라는 시대적 독재를 극복하고 신학이 공적 담론과 사람들의 삶 속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기독교적 계몽'을 수용할 것을 제안한다. 그의 언어는 난해하게 들릴 수 있으나, 그 의미는 명확히 설명된다.

스타글리아노 몬시뇰은 현재의 현실을 분석하며, 우리 시대는 더 이상 단순히 세속화(다원주의를 인정한다는 점에서 긍정적)나 세속주의(이념적이며 종교와 대립한다는 점에서 부정적)의 시대를 넘어섰다고 진단한다. 그는 오히려 기독교의 상징, 신념, 실천, 그리고 신앙의 경험들이 기술의 맹목적인 알고리즘에 의해 대체되고 밀려나는 탈기독교화, 탈문화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위기의 핵심에는 기독교 계시의 신뢰성 상실이 있으며, 이는 더 이상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오히려 사고방식이 뒤떨어지고 개인의 자유에 적대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수 신학계 전문가들은 스타글리아노 몬시뇰의 '기독교적 계몽'이라는 제안이 현대 사회의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 성경적 진리의 근본적인 역할을 간과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계몽의 메타버스'라는 표현이 자칫 세속적 이성과 신앙을 대립시키는 이분법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기독교 복음의 보편적이고 초월적인 성격을 희석시킬 위험이 있다고 우려한다. 정통 개혁주의 일각에서는 이러한 접근이 복음의 본질을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 지나치게 종속시켜 그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제기하기도 한다.
출처: Evangelical Focus  |  원문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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