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는 선교의 대상 아닌 주체”
제24회 한선지포, 선교 유업 계승 선포
본문
![]()
사단법인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법인이사장 주승중 목사, 사무총장 강대흥 목사)는 지난 11월 2일부터 4일까지 2박 3일간 경기도 가평 필그림하우스에서 ‘제24회 한국선교지도자포럼’(한선지포)을 개최했다. 올해 포럼은 ‘다음세대, 대상을 넘어 주체로’를 주제로, 급변하는 선교 환경 속에서 다음세대를 한국 선교의 단순한 동원 대상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 선교를 함께 이끌 주체로 세우기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포럼에는 KWMA 회원단체 대표와 실무 리더, 시니어 선교 리더십, 차세대 선교 리더십 등 130여 명이 참석했다. 포럼은 지난해 제23회 한선지포가 미전도 종족·미개척 미전도 종족(UPG·UUPG) 선교와 FTT 전략을 다루며 한국 선교의 남은 과제를 점검한 흐름을 이어, 올해는 그 과제를 감당할 다음세대 리더십 형성과 세대 간 계승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개회예배는 조효승 목사(비욘드처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이동철 목사(UBF 세계선교부 부장·대학로교회 담임목사)가 대표기도를 맡았다. 고성준 목사(수원하나교회·제24회 한선지포 프로그램위원장)는 설교와 축도를 통해 세대 간 연결과 선교 유산의 계승을 강조했다. 이후 강대흥 목사(KWMA 사무총장)가 ‘당신은 다음세대가 아니고 지금 세대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기조강연을 전했다.
강대흥 사무총장은 기조강연에서 한국 선교가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파송한 선교사가 전 세계 약 2만 3000명이며, 이 가운데 60대 이상 선교사가 전체의 29.4%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는 향후 10년 안팎에 현재 선교사의 30% 이상이 선교지를 떠나야 할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강 사무총장은 다음세대를 ‘앞으로의 세대’로만 볼 것이 아니라 지금 사역에 참여해야 할 ‘지금 세대’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레미야 1장 6~7절을 본문으로, 하나님이 젊은이를 부르셨다는 성경적 사례를 제시했다. 예레미야가 스스로를 “아이”라고 고백했지만 하나님은 그를 보내셨고, 다니엘과 세 친구 역시 젊은 시절 바론 포로 현장에서 신앙의 지조를 지켰다고 설명했다. 또한 에스겔은 만 30세에 부름을 받았고, 호세아와 다윗도 젊은 시절 사명을 감당했다며 “젊다는 이유로 사명을 유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강 사무총장은 선교 역사 속 젊은 헌신의 사례도 소개했다. 위클리프 성서번역선교회를 창설한 윌리엄 카메론 타운센드는 만 21세에 과테말라 칵치켈 부족을 전도했고, 허드슨 테일러는 21세에 중국 선교사로 떠났다. 조선에 온 초기 선교사들 가운데 언더우드는 25세, 아펜젤러는 27세, 알렌은 26세, 게일은 25세에 조선 땅을 밟았다. 그는 “소위 다음세대라고 불리는 청년들은 다음에 사역할 세대가 아니라 지금 사역해야 하는 세대”라며 “오늘이 인생에서 가장 빠른 날”이라고 도전했다.
포럼은 네 개의 주요 세션으로 구성됐다. 세션 1 ‘마주하다: 다음세대의 지형을 다시 읽다’는 변화하는 시대와 다음세대의 삶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김장생 선교사(CCC 해외선교팀장)가 코디네이터로 섬겼고, 박경원 소장(한국대학생선교회 C-Lab), 조은주 전도전략 팀장(한국대학생선교회 C-Lab), 김언약 선교사(미래세대선교회 대표·Ph.D.)가 발제했다.
박경원 소장은 ‘다음세대를 이해한다는 것’이라는 주제로, 세대 연구의 목적은 단순히 유행을 파악하는 데 있지 않고 그들이 살아가는 세계와 마음의 질문을 이해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렌드는 답이 아니라 증상”이라는 관점을 제시하며, 다음세대의 문화와 행동 이면에는 시대적 환경, 불안, 필요, 갈망이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세대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지도일 뿐 사람 자체가 아니므로, Z세대와 알파세대를 고정된 틀로 단정하기보다 그들의 성장 환경과 삶의 조건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주 팀장은 AI 시대 속 다음세대의 트렌드를 ‘휴먼 터치’, ‘불안 시대 속 자기 이해’, ‘변화하는 공동체’라는 관점에서 설명하며 디지털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인격적인 연결과 정서적 지지가 더욱 중요해진다고 역설했다. 이어 김언약 선교사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와 다문화 이주민 선교 등 변화하는 선교 지형 속에서 다음세대 청년들이 주도적인 선교적 혁신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 셋째 날, 참가자 일동은 포럼 기간 동안 조별 토의와 발제를 바탕으로 도출된 공동 결의문을 발표했다. 결의문 문안은 고성준 한선지포 프로그램위원장을 비롯해 김장생, 박성민, 손귀연, 신은호, 오장석, 유지영, 이강욱, 장재영, 조지훈 위원이 함께 정리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그동안 한국교회는 다음세대를 향한 동원과 양육의 열정이 약했고, 교회와 선교단체 간 소통 부족으로 리더십 전환의 적기를 놓쳤음을 반성한다”고 고백했다. 아울러 국내 캠퍼스의 긍정적 응답과 세계적 수요 속에서 다음세대가 복음의 유업을 스스로 계승할 역량과 준비가 되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선포된 구체적인 결의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다음세대를 선교의 대상이 아닌 하나님 나라 선교의 주역이자 한국 선교계의 리더십으로 적극 세워간다. 둘째, 다음세대 리더들은 선배 세대의 헌신에 감사하며 예수님의 지상명령에 순종해 선교적 유업을 계승한다. 셋째, 인격적 교제와 사역적 필요 공유를 통해 적극 협력한다. 넷째, 급변하는 시대에 AI 미디어 사역 등 새로운 선교 지점을 함께 개척하며 국제적 교류를 확장한다.
포럼 일정 중 진행된 선교모범상 시상식에서는 오랜 세월 선교 현장을 묵묵히 지켜온 시니어 선교사 3인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은 선교모범인상(찬하패)이 수여됐다. 수상자로는 김신숙 선교사(GMS, 이집트), 이재환 선교사(컴미션, 감비아), 조준형 선교사(PCK, 태국)가 선정됐다.
특히 이번 시상식은 선교사 개인뿐만 아니라 이들을 파송하고 오랜 기간 기도와 후원으로 동역해 온 교회와 노회에도 ‘선교모범교회상’을 함께 수여해 의미를 더했다. 김신숙 선교사를 파송한 성현교회, 이재환 선교사를 파송한 서울평안교회, 조준형 선교사를 파송한 새문안교회와 서울관악노회가 함께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