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교 3대 기관, “현지인 중심 동반자 선교” 위한 MOU 체결
프로젝트·재정 중심 탈피… “선교사는 산모 아닌 산파가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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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세계선교를 이끄는 3대 대표 기관인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기독교한인세계선교협의회(KWMC), 한인세계선교사회(KWMF)가 ‘현지인 중심의 동반자 선교’로의 전환을 공식 선언하며 손을 맞잡았다. 세 기관은 지난 10월 13일 오후 2시 서울 노량진 KWMA 세미나실에서 ‘동반자 선교를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식’을 열고, 건강한 선교 생태계 구축과 지속 가능한 선교 모델 정착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문형채 KWMA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각 기관의 주요 리더십과 교계 언론 기자단이 참석했다.
협약식은 KWMF 고덕현 사무총장의 기도로 문을 열었다. 고 사무총장은 “그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사역해 온 세 기관이 한 몸이자 한 지체임을 고백한다”며 “단순한 문서상의 약속을 넘어 실질적인 협력과 연합의 출발점이 되고,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한국 선교의 새로운 부흥과 열방 복음화의 통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도했다.
기조 발언에 나선 KWMA 강대흥 사무총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체감한 선교 현장의 구조적 변화를 짚으며 ‘동반자 선교’가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강 사무총장은 “코로나 시기 한국 선교사의 약 45%가 국내에 머물러야 했지만, 선교지의 교회와 사역은 멈추지 않고 운영됐다”며 “이를 통해 선교사는 언젠가 떠날 수밖에 없는 ‘외부인’이며, 사역의 영속성을 담보하는 주체는 결국 그 나라의 ‘내부자’, 즉 현지인이라는 본질을 깊이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구 선교가 물질과 프로젝트에 의존하던 전통적인 크리스텐덤(Christendom) 모델은 한계에 이르렀으며, 오늘날 세계 선교는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 향하는 ‘다중심적(Polycentric) 선교’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선교사는 직접 아이를 낳는 산모가 아니라 현지인이 아이를 잘 낳도록 돕는 ‘산파’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선교사 개인의 왕국이 아닌 하나님 나라를 세우고, 현지 교회가 건강하게 자립하도록 돕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명된 양해각서는 총 6개 조항으로 구성되었으며, 체결일로부터 4년간 효력을 갖는다. 우선 건강한 한국교회 선교를 위한 동반자 선교로의 전환과 실천에 대해 각 기관의 역할이 명시됐다. KWMA는 현지인 중심 동반자 선교에 대한 연구와 우수 사례를 발굴해 한국교회 선교 생태계의 전환을 모색하고, KWMC는 미주 한인교회 및 선교단체와 협력해 이 운동을 적극 전개한다. KWMF는 각 국가별 선교사회 회장단을 중심으로 선교지 현지 교회와 긴밀히 동역하기로 했다. 아울러 프로젝트성 재정 지원을 지양하고, 선교사가 물질과 힘에 의존하는 사역에서 벗어나 현지 교회와의 관계에 집중하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또한 KWMA의 ‘New Target 2030’ 실행과 글로벌 사우스, 이주민 선교, 다음 세대 선교, AI 및 디지털 선교의 실현을 위해 협력하며, 선교지의 이단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 및 자료 공유 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협약서 서명 후 이어진 단체장 인사에서 KWMF 공동회장단과 KWMC 리더십은 현장 중심의 실천 의지를 밝혔다. KWMF 박광수 공동회장(인도)은 “세 단체가 협력해 영혼 구원과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동반자 선교를 통해 놀라운 선교의 열매가 맺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WMF 장순현 공동회장(필리핀)은 “선교사가 집중된 필리핀 등지에서는 선교사의 직접 목회로 인해 현지 교회와의 마찰이나 이양 문제가 적지 않다”며 “현지 교회를 존중하고 함께 발맞춰 나가는 동반자 선교 의식이 현장에 뿌리내리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KWMF 송상천 공동회장(러시아)은 “러시아 선교 36년 동안 일찍부터 현지 목회자들과 동반자 선교를 모색해 왔다”며 “1990년대 초반 파송된 선교사 상당수가 은퇴를 맞고 차세대 선교사로의 이양이 필요한 시점에 이번 협약이 현장 사역에 큰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