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극복기독교연합, 화해와 섬김의 사명으로 창립
종로 기념관서 첫 발걸음... “기독교, 사회통합의 구심점 되어야”
본문
![]()
지난 7월 2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소재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관에서 갈등극복기독교연합의 창립예배가 거행됐다. 한국 교회가 심화되는 사회 갈등의 극복을 위해 초교파적 연합체로 출범한 것이다.
이날 예배는 한기채 목사(기성 증경총회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정성진 목사가 설교를 통해 한국 사회의 갈등 구조를 진단했다. 정 목사는 “우리나라의 갈등이 극심한 이유를 세 가지 통증으로 정리할 수 있다”며 “환경통, 상처통, 성장통”이라고 설명했다.
정 목사는 먼저 환경통에 대해 “좁은 땅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살기 때문에 사람들이 예민해지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상처통은 “전쟁과 분단의 역사로 인한 깊은 상처가 남남갈등으로 표출되는 것”이라 했으며, 성장통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발전 과정에서 겪는 진통”이라고 설명했다.
현대 사회의 갈등 양상에 대해 정 목사는 “보수와 진보, 빈부 격차, 노사 갈등, 지역 갈등,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등 매우 다양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스마트폰과 AI의 알고리즘이 확증 편향을 심화시켜 대화를 단절시키고 있다”며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는 전쟁터 같은 사회가 됐다”고 우려했다. 정 목사에 따르면 한 해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246조 원에 달한다.
정 목사는 기독교인의 소명을 강조했다. 그는 고린도후서 5장 18~19절을 인용하며 “새로운 피조물이 된 우리가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감당해야 한다”고 설교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역을 통해 우리가 구원받았다면, 우리 또한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메우는 화목의 직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목사는 은퇴 후 43개 교회의 갈등 수습을 통해 화해 사역을 이어오고 있으며, “고난은 중보자의 직업병”이라며 “세상의 갈등 풍조가 교회까지 들어온 이때, 우리가 먼저 화목의 본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배에 참석한 전용재 감독(기감 전 감독회장)과 윤종관 목사(예성 전 총회장) 등 교계 지도자들은 격려사를 통해 이번 연합의 출범을 의미 있게 평가했다. 전 감독은 “진리는 타협할 수 없으나, 진리를 지키기 위해 전투 모드로 가는 것은 하나님의 방법이 아니다”며 “우리는 중보자가 되고 화해자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목사는 “우리 사회의 갈등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단체를 만든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며 연합의 역할 확대를 기대했다.
격려사에 이어 김무성 전의원(민추협 공동회장)과 정균환 전의원(민추협 공동회장)이 축사를 전했으며 장영선 장로(한국경제사회연구소 이사장)가 선언문을 낭독했다.
경과보고를 통해 김춘규 장로(창립준비위원장)는 연합의 출범 배경과 향후 활동 방향을 설명했다. 2026년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3%가 세대 갈등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보수·진보 간 대립으로 인한 불신이 92.4%에 달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정치 이념 갈등을 중심으로 노동·환경·지역·계층 간 갈등이 중첩되면서 연간 약 233조 원의 갈등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특히 한국 교회의 신뢰도 위기가 심각한 상황이 지적됐다. 2026년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19%에 불과한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5.4%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 속에서 갈등극복기독교연합은 한국 교회의 사회적 신뢰 회복과 사회 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목표로 출범했다. 연합은 여론 조성과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종교계 내부의 진정한 개혁과 화해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사랑과 용서, 정의와 평화에 기초한 기독교의 보편적 가치를 주도적으로 제시하며, 정기적인 세미나와 포럼을 통해 기독교적 관점의 치유적이고 통합적인 대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보수와 진보 진영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함께 참여하여 교회 내 정치적 양극화 완화에 노력할 방침이다. 또한 사회 갈등 해소를 위한 캠페인 활동 등을 통해 화해와 통합의 가치를 광범위하게 홍보할 예정이다.
연합의 중요 임원으로는 오정호 목사, 손달익 목사, 양병희 목사, 한기채 목사, 강대석 목사 등 각 교단의 영향력 있는 지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창립준비위원회는 전·현직 기독교 연합기관 사무총장 출신과 주요 교단의 부총회장급 장로들로 구성되어 초교파적 신뢰성과 대표성을 확보했다.
교계 관계자들은 이번 연합의 출범이 한국 교회의 사회적 신뢰 회복과 국가적 차원의 갈등 비용 감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한국 교회가 다시 사회의 도덕적 나침반이 되고, 기독교의 보편적 가치를 통해 정치적 양극화를 완화하고 세대 간 화해를 촉진하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