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교회의 위기
지난 11월 1일 의미있는 세미나가 하나 열렸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대형교회에 환호하고 소형교회를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을 쳐왔다. 그런데 그런 시간이 흐르면서 중형교회는 ‘안전성’을 이유로 방치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중형교회의 위기론을 극복하기 위한 교회사회연구소의 노력이 ‘한국교회 마지노선 중형교회’라는 주제로 열린 ‘목회사회학연구소 2017 한국교회 심층연구 세미나’였다.
한국교회는 지난 몇 년간 세대교체의 시간이었다. 세계 최대교회의 세대교체를 시작으로 각 대형교회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졌고 최근에도 한 대형교회의 세대교체로 인해 여러 가지 갈등을 빚고 있는 교회도 존재한다.
그리고 대형교회의 세대교체에만 눈을 돌리고 있는 시점에서 같은 시기 함께 성장한 중형교회도 세대교체의 시기를 맞았다.
대형교회에서도 세대교체를 하면서 여러 가지 아픔을 겪었지만 중형교회 역시 세대교체를 하면서 원로목사와 신임 담임목사와의 갈등, 신임 담임목사와 교인들과의 갈등 등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났다. 물론 뉴스의 뒤편에 서있었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이날 발표된 자료에 의한 중형교회는 현재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재개발과 재건축 등으로 인해 지역 인구 구조가 판이하게 달라지면서 연령층이 심하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현재 젊은층들이 교회를 외면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할 때 중소형 아파트가 새롭게 건축된 지역의 중형교회는 성장은 물론 하향곡선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세미나에서 나온 평가다.
그렇다면 이제는 교회가 달라져야 한다. 교회 안의 교회에서 만족하기 보다는 교회 밖의 교회를 만들어 가야 할 시기가 됐다. 외부에서 교회를 어떻게 보든 자신의 길만을 걷겠다고 하는 것은 오만에 불과하다. 그것이 신앙의 길이라면 반드시 고집해야 하는 부분이겠지만 신앙의 길이 아닌 교회 구성원들의 고집에 불과하다면 선교를 막는 불신앙의 길과 다를 바 없다.
중형교회이기에 언제까지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을 벋어야 한다. 교회는 버티는 곳이 아니라 확장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복음은 자신의 것으로만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증거해야만 그 가치를 확대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세대갈등은 극에 이르고 서로간의 대화마저 차단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젊은 층의 생각을 무조건 무시하기 보다는 그들의 생각을 듣고 서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교회 안의 갈등이 세상의 손가락질로 일관될 때 교회가 나아갈 곳을 상실할 수도 있는 것이다.
중형교회의 위기는 한국교회의 위기와 다를 바 없다. 교회가 세상을 향하지 않으면 결국 고립된 섬처럼 어느 곳에서도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그것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신 하나님의 뜻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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